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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마당] 미라 1

내장을 비워내고 모래바람
 
화강암 현실 속에서 기다리다
 
박물관에 와 누워있는 그대  
 
 
채석장의 햇빛을 가르던 소리
 
향유의 흔적 따라
 
돌아올 길  
 
적외선 속으로 흘러들고
 
아직도 여행 중인 영혼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
 
가슴 속에서 타버린 소리
 
아마포 사이로
 
잿빛 가루로 비집고 나오는데  
 
 
염장을 하고 건조시킨 한 생애
 
유리관 속에 깨어있다.

권정순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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