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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노바 주문 ‘뚝’ 한인업계 매출 ‘긴장’

최소 한인업체 200개 납품
연매출 수천만불대로 추정
일부선 '관리모드' 분석도

“신규 주문이 사라져 5월 이후에 물건 보낼 일이 없습니다.”
 
4일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의 한인 의류업체 대표는 ‘패션노바’에서 오는 주문이 씨가 말랐다고 울상을 지었다.
 
패션노바가 최근 신규 주문을 줄이고 기존 주문도 자주 취소하면서 최대 200개로 추산되는 한인 납품업체들은 수천만 달러의 매출 감소 걱정에 빠졌다.
 
2006년 설립된 패션노바는 오프라인 매장 하나 없이 지난해 연 매출 20억 달러를 기록한 온라인 패스트 패션 빅 브랜드로 팬데믹 이전에도 한인 의류업체들이 대량으로 납품해왔다.
 
특히 패션노바는 팬데믹 기간에도 온라인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면서 한인업계에도 고마운 존재였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상 조짐이 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품질을 깐깐하게 따지더니 납품 일정 지연을 이유로 취소가 늘었다”며 “물량에 따라 2~3주 정도는 용인해줬는데 지난해 말부터 늦으면 가차 없이 주문을 취소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인 업체들의 공통된 반응은 지난해까지만 주문이 있었을 뿐 올해 들어서 신규 주문이 없고 취소만 늘었다는 것이다.
 
한 대형 한인 업체 대표는 “인플레이션 등으로 패션노바 자체 매출이 둔화하면서 주문 취소가 늘었다”며 “연간 수백만 달러 정도를 납품했는데 1년 만에 패션노바 납품 실적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패션노바의 부진 뒤에는 신생 브랜드 ‘셰인’ 돌풍도 있다고 분석한다.
 
시장 조사업체 ‘어네스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3%였던 셰인의 미국 내 패스트 패션 시장점유율은 6월 28%로 급증하며 1위에 올랐다. 대신 패션노바는 11%에서 8%로 줄었고, 올초 부정적인 소비자 리뷰를 막은 혐의 관련 소송에서 연방거래위원회(FTC)와 420만 달러 벌금에 합의하는 등 속앓이도 있었다.  
 
한인의류협회의 한 관계자는 “자바시장의 한인 업체 중 절반가량인 150~200개 정도가 패션노바와 거래할 것”이라며 “수천만 달러 규모의 주문이 사라지면서 과거 ‘포에버 21’ 파산 때의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업주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다만 팩토링 업계는 패션노바가 경영난까지 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인 팩토링 업체 ‘파이낸스 원’의 김기현 대표는 “패션노바의 전체적인 주문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고 차지백 비율도 2020년 이후 1% 아래를 유지하며 건전한 편”이라며 “통상 회사 규모를 키울 때와 달리 관리 모드로 들어가면서 취하는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에 따르면 한인 의류업체들이 많이 납품하는 로스, 마샬스, 벌링턴 코트 팩토리 등의 사정은 꾸준히 괜찮고, 메이시스는 지난해 고전을 털고 올해 호전되는 중이지만, 노드스트롬은 여전히 매출 회복이 잘 안 되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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