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루이스 & 케이프 헨로핀
바다가 부르는 여름이다. 워싱턴에 사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서너 시간만 차를 몰고 나가면 드넓은 대서양의 비릿한 바다내음을 맡볼 수 있다는 것.가깝게는 하나의 반도를 델라웨어-메릴랜드-버지니아가 사이좋게 나누고 있는 델마르바(DelMarVa)에서 남쪽으로는 노스 캐롤라이나까지 워싱토니안들이 즐겨 찾는 해변들이 점점이 줄을 서 있다. 청춘들이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위락지 성격의 해변에서 가족 단위로 조용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바닷가, 또 조금은 불편해도 인간의 때가 덜 묻은 섬마을까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위로부터 델라웨어의 루이스/케이프 핸로핀, 르호보스/듀이, 펜윅 아일랜드/베다니, 오션시티, 애사티그/칭코티그, 버지니아 비치, 아우터 뱅크스를 차례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루이스 & 케이프 헨로핀
LEWES & CAPE HENLOPEN
끝이 없어 보이는 아웃렛 몰들을 지나치며 차를 몰고 루트 1을 지나가노라면 델라웨어가 일찌감치 16세기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스쳐갔던 곳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청교도들이 플리머스 락에 발을 내딛고 10년밖에 안되던 1631년, 델라웨어의 첫 유럽인 정착지가 현재의 루이스 자리에 생겼었다. 불행히도 네덜란드인들이 형성한 즈와넨델(Zwaanendael) 마을은 로아노크에 있었던 식민지처럼 얼마 못가 인디언들에 의해 쑥밭이 됐다. 살아남아 인디언들에게 입양된 버지니아 데어와 더불어 숲으로 탈출한 두 형제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온다.
그래도 루이스는 ‘첫번째 주(First State: 델라웨어주)의 첫번째 마을’이라고 자랑해도 어폐가 없다. 즈와넨델은 ‘백조들의 계곡’이라는 뜻. 지금도 여전히 루이스와 르호보스 커낼 상공을 날아가는 우아한 백조들을 볼 수 있어 루이스의 원래 이름이 그렇게 붙은 이유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17세기 초반의 첫 마을은 아니지만 적어도 17세기 후반과 18세기 초까지는 거슬러 올라가는 옛 동네 모습을 방문객 센터(Visitors Bureau, 전화 302-645-8073, 주소 120 Kings Hwy.)에서 안내지도를 받아 거닐어볼 수도 있다. 3번가와 파크 스트릿이 만나는 곳에 옛날 집과 가게들이 모인 히스토릭 컴플렉스(Historic Complex, 전화 302-645-7670)가 있다. 1790년대에 지어졌다가 1812년 전쟁 당시 포탄을 맞은 Cannonball House Marine Museum(주소 118 Front St.)도 이름 그대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사바나 로드와 킹스 하이웨이가 만나는 곳에는 Zwaanendael Museum(전화 302/645-1148)이 있어 루이스의 역사를 느껴볼 수 있다.
■ 백사장 말고도
루이스는 해변 휴양지라기보다는 5분 거리에 있는 케이프 핸로핀 주립공원(Cape Henlopen State Park)의 ‘베드룸 커뮤니티’로 봐야 한다. 케이프 핸로핀에는 오염이 거의 없는 모래밭이 4마일이나 (명사십리보다 절반이나 더 길게) 펼쳐져 있다. 또 지형상 곶으로 양면에서 해수욕을 할 수 있으며 파도는 좀 거칠지만 파도타기에는 좋다. 델라웨어 베이 쪽은 바다가 잠잠해 어린 아이들에게 더 낫다. 조류 보호구역, 네이처 센터, 운동 시설들도 있다. 이곳은 키드 선장(Captain Kidd)이 1700년 이곳 헨로핀의 모래언덕에 황금을 채운 보물상자를 묻었다는 소문이 있는 현대판 보물섬이기도 하다. (키드 선장의 보물섬 전설은 커네티컷을 비롯한 여러곳에 남아 있다.)
루이스 자체는 아주 작고 아담한 마을로 거리를 거닐다 보면 정원의 잡초를 뽑거나 현관 앞을 빗질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또 세컨 스트릿과 사바나 로드를 따라 난 블럭에는 깔끔한 골동품 가게, 의상실, 카페, 레스토랑들이 가득하다. 수로에 위치한 선창에서는 대절 낚시배와 고래(또는 돌고래) 구경 유람선이 떠난다.
조용한 휴양지들이 그러하듯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바다에서의 일몰 구경을 저녁 소일거리로 계획하며 그 목적을 충족할 수 있는 라운지며 덱들이 온곳에 흩어져 있다. 유일하게 요란한(?) 곳이 있다면 금요일 밤에는 가라오케, 토요일 밤에는 생음악(대개는 어쿠스틱)이 나오는 Irish Eyes at Anglers(주소 213 Anglers Rd. 전화 302/645-6888)가 있다.
루이스에서 밖으로 도는 일정으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페리(ferry, 연락선)을 타고 뉴저지주의 케이프 메이(Cape May)를 다녀오는 것이다. 마을의 북쪽 끝 킹스 하이웨이에서 부두가 연결된다. 케이프 메이는 빅토리아풍의 호텔, 집, B&B(Bed & Breakfast, 숙박과 아침식사 제공)들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또 요즘처럼 시끌벅적하지 않던 시절에 대서양변 휴양지들이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집앞의 긴 현관, 꽃을 심은 정원, 가족 스타일의 디너 테이블 등이 그러하다. (반면 이 페리는 요란한 어틀랙틱 시티와 그곳의 카지노들로 통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등대를 유달리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케이프 메이 포인트에 1857년에 지은 등대의 218개 계단을 올라가면 대서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초기 등대지기를 재현한 배우가 안내를 한다. 문의: 609-884-7277
루이스와 케이프 메이 사이의 연락선은 유리벽을 세운 새 터미널을 짓고 오래된 배들을 먹거리 코너와 라운지를 갖춘 3층 배로 하나씩 교체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즐거운 여행을 안겨주고 있다. 비록 차 한대 당 승선비용이 왕복에 60달러로 만만치 않기는 하지만, 여러 차례 이용시의 패키지가 있고 차 없이 걸어서 타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용할 수도 있으며 셔틀 버스 옵션도 있다. 문의 및 예약은 전화 800-643-3779 또는 www.capemaylewesferry.com 참조.
■ 숙박시설: 루이스는 해변에 곧바로 붙어 있지 않고 나이들고 안정된 사람들이 찾는 조용한 분위기이기 때문에 렌탈은 많지 않다. 그래도 인(inn)과 B&B는 몇 군데 가능하며 차로 힘들지 않은 거리에 모텔들도 좀 있다. 그리고 루이스는 르호보스(Rehoboth)의 북쪽 끝에서 몇 분 안되기 때문에 루트1 선상의 모텔에 숙박할 수도 있다.
■ 식사: 루이스의 사랑방이었던 Kupchick’s가 문을 닫아 아쉽다. 입소문이 나기로는 지난해 시즌 중반에 들어올리는 다리 발치에서 문을 연 Striper Bites(주소 107 Savannah Rd. 전화 302-645-4657)가 있다. 이 동네에서 오래 알려진 요리사 Mark Hussong이 주방을 맡고 있다. 그가 자기 이름을 걸고 내놓는 크랩 케익을 절대 놓치지 말 것.
■ 가는길: 워싱턴에서는 U.S. 50번(east) 도로를 타고 체사픽 베이 브릿지(동쪽으로 넘어갈 때 $2.50, 서쪽으로 돌아올 때는 공짜)를 넘어 Kent Narrows Bridge를 지난다. 루트 404와 만나는 교차로에서 좌회전해서 404도로로 들어가 조지타운 마을의 로타리까지 계속 간다. 여기서 루트 9(east)로 들어가 계속 가면 루이스가 나온다.
■ 루이스 상공회의소: 전화 302-645-8073, 웹사이트 www.leweschamber.com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