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SAN JOSE가 ‘새너제이?’
요즘 한국의 많은 신문에 캘리포니아 San Jose가 빈번하게 등장한다.기술 혁신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나는 많은 소식을 전하다 보니, 하루에도 여러 건의 관련 기사들이 이곳 소식을 다룬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San Jose를 표기하면서, ‘산호세’가 아닌 ‘새너제이’라는 국적을 알 수 없는 이상한 표기가 쓰이고 있다.
이곳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모두 알고 있겠지만, San Jose의 표기는 결코 ‘새너제이’가 될 수가 없다.
미주 중앙일보를 비롯해 현지 한인들은 모두 ‘산호세’라고 쓰고 이야기하고, 현지 발음을 굳이 따라 하자면 ‘샌호세’ 또는 ‘샌호제이’ 정도가 비슷할 것이다.
백번 양보해 발음이 ‘새너제이’에 가깝다고 가정해도, San과 Jose를 연음해 표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San Antonio를 ‘새넌토니오’라고 쓰기라도 할 참인가?
자초지종을 알고 보니, 지난 1990년대 중반 일단의 기자들이 실리콘밸리를 방문하였고, 그들의 귀에 San Jose의 현지 발음이 ‘새너제이’라 들린 모양이다.
그 결과 1996년 국립 국어원이 주도가 되어 각 언론사와 함께 외래어를 표기를 결정하는 정부언론 외래어심의 공동위원회에서 San Jose를 ‘새너제이’라 표기하자고 표준으로 지정하였다는 것이다.
San Jose가 한인이 몇명 살지 않는, 오지에 있는 알려지지 않은 작은 도시라면 모를까, 이곳 베이지역에 수만명의 한인이 살고 있는데, ‘새너제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표기가 20년 가까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96년 당시에는 인터넷도 발달되지 않아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San Jose의 미국식 발음을 들어볼 기회가 없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국립 국어원에 이 문제를 제기하였더니 다행스럽게도 오는 4월 24일로 예정된 정부언론 공동위원회에 San Jose 표기를 안건으로 상정하여 재심의하기로 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새너제이’ 표기가 이번 기회를 통해 합리적인 표기로 변경되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박정훈(산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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