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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이수경씨

  “음식에는 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사람들의 성품까지도 담겨 있습니다. 한국 음식을 단순한 먹거리로부터 식탁에 맛의 품성함과 생활의 향기를 전할 수 있는 요리 차원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본국에서 20여년간 요리 연구가로 맹활약하면서 명성을 얻고 있는 이수경(48)씨가 워싱턴 일원 한인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식·일식등 다양한 요리를 가르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0년전 미국에 조기 유학온 두 딸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 지난 6월 페어팩스 카운티에 이주해 온 이씨는 “한인 주부들이 손님을 집에 초대했을 때 음식을 직접 만들기 보다는 음식을 주문해 부페 스타일로 손님을 접대하는 광경을 보고는 마음이 안타까워 요리 강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워싱턴일원에 한국 음식을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요리 학원이 하나도 없다는 점도 요리 강좌를 개설한 배경이 됐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인들의 식문화가 서울에 비해 10년정도 뒤떨어져 있는 것같다고 말하는 이씨는 매주 화∼토요일 오전에 자신의 집에서 한인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식·일식등 동양 음식과 서양 음식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이씨는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향에 따라 음식 분야에서도 퓨전 스타일의 요리가 성행하고 있다”며 “워싱턴일원의 한인 식당들이 입맛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 주류사회의 식도락가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전통 음식을 고수하면서도 서양식 소스를 가미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음식은 흔히 손맛이라고 하는 이유에 대해 이씨는 “한국 음식의 대부분이 손으로 무치고 비비고 양념하는 특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요리에 관심을 갖고 있던 이씨가 요리 연구가의 길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지난 1979년에 어머니가 설립, 운영해오던 ‘김숙자 요리학원’의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부터다. 어머니의 뒤를 이어 ‘김숙자 요리학원’을 경영하는 등 부산에서 요리연구가로 바쁜 생활을 하던 이씨는 일본 요리에 관해 보다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싶어 지난 1985년 일본 유학의 길에 올랐다.

 이씨는 “깔끔하면서도 정갈한 맛과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멋을 갖고 있는 일본 요리에 반해 일본으로 유학가기로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1백년 가까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오오사까소재 즈지요리전문학교에 입학한 이씨는 처음에는 일본말이 서툴러 애를 먹었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어렵기로 소문난 요리 과정들을 차례로 통과해 이 학교를 2년만에 졸업했다.

 한국에 돌아온 이씨는 일본에서 ‘요리의 하버드대’라고 불리는 즈지요리전문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일본 요리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992년에 서울에 ‘이수경 쿠킹 스튜디오’를 설립하는등 신혼 부부·직장여성등 젊은 층을 대상으로 일식 요리의 전파 및 보급에 나섰다.

 이씨는 “요리 연구가로 활동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흰 주방장 모자와 운동화를 신고 군대식으로 교육받던 즈지요리 전문학교에서의 힘겨웠던 생활이 이런 어려움를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음식이 서양인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 이씨는 “앙증맞고 정갈한 모양과 담음새로 인해 흔히 ‘눈으로 먹는다’고 말하는 일본음식 하나하나에는 일본인들의 모습과 개성이 잘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일본 음식은 튀김을 하거나 야채를 무칠 때, 또는 음식을 담아낼 때도 젓가락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본 요리는 젓가락에서 시작해서 젓가락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반면 향기를 중시하는 서양 음식은 코로 먹고, 풍성함을 강조하는 중국 음식은 입으로 먹는다고 이씨는 덧붙였다.

 올해로 요리연구가 경력 22년째를 맞은 이씨는 미국에 오기 전 KBS등 본국 주요 방송국의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으며 ‘깔끔한 맛, 눈이 먼저 즐거워지는 일본 요리’ ‘ 나도 요리를 잘 했으면 좋겠다’ ‘쉽고 재미있는 빵·과자 만들기’ 등 총 8권의 요리책을 펴냈다.

 이씨는 앞으로 한인 주부들이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한식·일식 등의 요리법에 관해 중앙일보에 기고할 계획이다.

 ◇경력
  김숙자요리학원 원장
  일본 오오사까 즈지요리전문학교 졸업
  연암 축산 원예대학 조리과 겸임 교수
  이수경 쿠킹 스튜디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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