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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 못말리는 '타블로이드여왕' 사랑

"브룩스 CEO 사퇴시켜라"…여론 압박에도 총애 불변
영국 모회사 조직적 은폐…9·11 희생자 해킹 시도도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80)의 입에서 "이 사람(This one)"이라는 짤막한 응답이 나왔다. 그의 영국 거주지인 런던 중심부의 고급 아파트 앞에서 10일 오후 진을 치고 있던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의 옆에는 더 타임스 등 머독이 보유한 영국 신문들이 소속된 미디어 회사인 뉴스 인터내셔널(NI)의 최고경영자(CEO) 레베카 브룩스(43)가 서 있었다.

머독은 이날 오전 미국에서 영국으로 날아왔다. 영국에서 처음 인수했던 신문인 뉴스 오브 더 월드(NoW)의 취재원 휴대전화 도청 사건의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서였다.

머독은 NI 본사에서 회의를 마친 뒤 브룩스와 함께 집에 들렀다. 그러고는 기자들에게 '이 사람'이라는 말로 브룩스에 대한 총애를 각인시켰다. 브룩스는 영국 각계에서 언론사 CEO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그는 NoW가 2002년 납치.살해된 여중생의 휴대전화 음성메시지를 도청했을 때 이 신문의 편집인이었다. 머독은 앞서 미국에서 그를 경질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영국 언론들은 도청 사건으로 '영국 스카이 방송(BSkyB)' 경영권 인수가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은 머독이 브룩스 보호에 몰두하고 있는 것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브룩스는 21세 때부터 머독 소유의 신문사에서 일해왔다. NoW와 일간 대중지 더 선의 편집인을 거쳐 2년 전 NI의 CEO가 됐다. 흔히 '대중지(타블로이드판 신문)의 여왕'으로 불린다. 머독은 평소 그에 대해 "딸로 여기고 있다"고 말해왔다. 세 번 결혼한 머독에게는 2남4녀의 자녀가 있다. 머독은 브룩스와 함께 수영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왔다. 브룩스의 생일 파티를 주최하며 고가의 그림을 선물하기도 했다. 브룩스가 전 남편을 폭행해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을 때는 풀려날 때 갈아입으라며 고급 정장을 보내 화제가 됐다.

한편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NI가 4년 전 NoW가 광범위한 해킹 행위를 벌이고 있음을 알고도 이후 두차례의 의회 질의에서 휴대전화 해킹에 많은 기자들이 연루된 증거가 없다고 밝히는 등 해킹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보도했다.

BBC 방송은 "한 기자가 영국 왕실 가족들의 전화번호를 얻기 위해 왕실 경호 부서에 근무하던 경찰관에게 1000파운드(약 170만원)를 지불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는 "NoW 기자들이 뉴욕경찰관에게 9.11 테러로 숨진 이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받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겠다는 제안을 하며 9.11 희생자들에게도 해킹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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