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된 소녀 휴대폰까지 해킹 취재…영국 신문 폐간
머독 소유 뉴스오브더월드
'악랄한 해킹' 168년 역사 마감
뉴스오브월드는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 인터내셔널의 자회사로 루퍼트 머독의 아들인 제임스 머독 회장은 7일 오는 10일자를 마지막으로 뉴스오브더월드를 더이상 발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고 PA통신이 보도했다.
머독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고위 경영진과 협의한 결과 뉴스오브월드에 대해 추가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간 뉴스오브월드는 연예계 유명 인사뿐 아니라 실종 소녀 테러 사망자 가족 등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것은 물론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숨진 병사 가족들의 음성 메시지도 해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가디언에 따르면 가디언에 따르면 이 신문이 고용한 사설탐정이 2002년 9월에 시신으로 발견된 밀리 다울러(당시 13세)의 휴대전화에 가족과 친구들이 남긴 음성메시지를 빼내고 심지어 특종을 낚기 위한 새로운 메시지의 저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음성메시지를 삭제했다. 이 때문에 유족들은 당시 딸이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으로 믿었고 경찰 수사도 혼선을 빚었다.
이 신문의 전화 해킹 대상에는 2007년 7.7 런던 폭탄테러로 아들을 잃은 그레엄 포크스도 포함됐다. 그는 "일주일 동안 아들의 생사를 확인하느라 사방을 찾아다니고 전화로 속끓는 얘기를 했는데 누군가 싸구려 머리기사 제목을 건지려고 내 전화를 엿들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고 BBC방송에 말했다.
2006년 해킹사태가 처음 터졌을 때만 해도 왕실 인사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엿본 정도였지만 올해 초 경찰이 재조사를 벌이면서 피해범위가 최대 7000명으로 늘어났다. 기삿거리가 되는 일반인의 사생활까지 무차별적으로 침해한 것이다.
머독 회장은 실종소녀와 테러 희생자 친척 아프간 전사자 가족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이는 비인간적이고 우리 회사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비행을 저지른 사람들이 훌륭한 편집국을 흐려놓았다"며 "이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으며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뉴스오브더월드 해킹에 연루된 사람 전원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오브월드는 이번 사태로 신문으로서 신망을 잃고 168년의 역사를 마감하게됐다.
신복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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