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궁 발코니서 '사랑의 키스'…하객들 '한번 더', '맥퀸 수제자' 세라 버튼 옷 입었다
세기의 결혼식 이모저모케이트 결혼 반지 잘 안들어가
'방금 결혼' 번호판 차 자가운전
영국 왕위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29일 세기의 결혼식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많은 화젯거리를 낳았다.
윌리엄 왕자는 결혼식 도중 신부 케이트에게 반지를 끼워 주려다가 잘 들어가지 않아 애를 먹었고 전통으로 자리 잡은 신랑 신부의 버킹엄궁 발코니 키스는 사상 처음 두 번이나 연출됐다.
▶발코니 키스 두 번씩이나= 이날 행사의 백미는 수십만명의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진 버킹엄궁 발코니 공개 키스.
이날 낮 1시30분께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낸 월리엄-케이트 커플은 군중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환한 얼굴로 손을 들어 화답했다.
곧이어 윌리엄과 케이트는 수줍은 듯 입맞춤을 했고 군중들은 함성을 지르며 영국 국기 유니언잭을 흔들어댔다.
그러나 눈 깜작할 사이에 끝난 키스에 군중들 속에서 아쉬움 소리가 들렸고 발코니 장면 하나를 잡기 위해 거액을 내고 임시 스튜디오를 빌린 카메라 기자들 사이에서도 탄식이 흘러나왔다.
환호하는 군중들 속에서 일부는 "우리는 케이트를 원한다"는 짓궂은 소리가 들렸고 일부는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한 번 더'를 외쳐댔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눈치채기라도 한 듯 윌리엄은 케이트에게 뭐라고 속삭인 뒤 첫 번째 보다 다소 긴듯한 키스를 한 번 더 하는 서비스를 연출했다.
군중들의 함성 소리는 터질듯했고 곧이어 굉음을 울리며 2차 세계대전 당시 맹활약 했던 영국 공군 랭커스터 폭격기와 스핏파이어 전투기 편대가 버킹엄궁 상공을 지나갔다.
▶결혼 반지 안 들어가 고생 =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린 결혼식에서도 에피소드는 이어졌다. 성공회 수장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의 주례로 윌리엄이 케이트에게 결혼반지를 끼워주려 했으나 잘 들어가지 않자 순간 당황한 듯 힘을 주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 결혼반지는 왕실의 오랜 전통에 따라 여왕이 웨일스 산 금을 윌리엄에게 하사해 특별 제작한 것이다.
결혼식장에는 윌리엄이 먼저 도착해 있다가 신부를 맞았으며 윌리엄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케이트에게 고개를 돌리며 "아름답다(You look beautiful)"라고 첫 마디를 했다.
윌리엄은 또한 신부와 함께 온 장인에게도 "그냥 작은 가족 행사를 열려고 했는데…"라고 농담을 건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윌리엄 '방금 결혼했어요' 번호판 달고 자가 운전 = 버킹엄궁에서 오찬 뷔페를 마친 뒤 윌리엄 왕자는 오후 3시40분께 신부를 태운 차량을 직접 몰고 자신이 거주하는 클래런스 하우스로 향했다.
이 차량은 찰스 왕세자 소유의 덮개가 없는 애슈턴 마틴으로 앞에는 꽃과 리본이 장식돼 있고 뒤에는 풍선이 매달려 있었다.
차량 앞에는 초보운전을 뜻하는 'L'자가 달려있었고 뒤에는 'JUST WED'라는 번호판이 붙어 있었다.
윌리엄이 자가운전을 하며 클래런스 하우스로 향하는 동안 윌리엄이 복무 중인 공군 구조헬기 1대가 유니언잭과 부대 깃발을 휘날리며 버킹엄궁 상공을 선회하며 동료의 결혼을 축하했다.
케이트 미들턴 웨딩드레스
미셸 오바마 옷도 디자인
여왕이 빌려준 머리장식 써
세인의 관심을 모았던 케이트 미들턴의 웨딩드레스는 예상됐던 대로 '알렉산더 맥퀸'의 디자이너 세라 버튼이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부 미들턴은 얼굴 전체를 덮는 하얀 면사포를 머리에 두르고 뒤로 2가량 끌리는 긴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입장했다. 목걸이는 하지 않았으나 방울 다이아몬드 귀걸이로 심플한 세련미를 자아냈으며 머리에는 티아라(왕관모양 머리장식)도 둘렀다. 1936년 카르티에가 만든 이 '헤일로 티아라'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빌려준 것이다.
버튼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미들턴의 웨딩드레스는 아이보리색의 전통 드레스로 어깨와 긴 소매에 고풍의 레이스가 들어가 있어 왕년의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모나코의 레니에 3세 왕자와 결혼할 때 입은 드레스를 연상시켰다.
부케는 지중해 연안 허브의 일종인 머틀과 은방울꽃 아메리카패랭이꽃 히야신스 등으로 꾸며졌으며 신발도 디자이너 버튼이 손수 만들었다.
맨체스터 출신의 버튼은 '알렉산더 맥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던 중 지난해 맥퀸이 자살하자 후임이 됐다. 1996년부터 14년간 맥퀸과 일하며 그의 '오른팔'로 불렸던 버튼은 올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입었던 붉은색 드레스를 선보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맥퀸 브랜드는 찰스 왕세자의 부인 커밀라 파커 볼스 콘월 공작부인의 아들인 톰과 2005년 결혼식을 올린 패션 언론인 세라 바이스가 입었던 드레스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었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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