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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통일의 그 날을 꿈꿔 본다

채수호/자유기고가

오늘 통일의 그 날을 꿈꿔 본다. 지금부터 머지 않은 어느 날,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한다. 김정일의 건강악화로 정권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북한 주민들은 나이 어린 김정은의 권력승계에 반발하고 주민 여론을 의식한 북한군부 역시 3대 세습에 등을 돌려 결국 김정은 권력이양은 무산되고 만다.

권력의 공백기를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 김정일의 측근과 군부세력이 메우려 한다. 그러나 중동에서 발원된 민주화 바람은 아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결국 평양에까지 불어 닥친다.

남한에서 풍선을 타고 끊임없이 날아가는 전단지와 여행객들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정보로 외부세계에 눈을 뜨게 된 북한주민들은 극심한 생활고와 60년 세습독재에 항거하며 곳곳에서 주민봉기를 일으킨다.

군부는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압하여 사상자가 속출한다. 그러나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는 북한주민들의 민주화 요구에 군부도 어쩔 수없이 손을 들게 되고 김씨 일가와 장성택은 중국과 쿠바 등지로 망명한다.

북한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던 중국은 치안유지를 명분으로 북한에 군대를 파병하고 괴뢰정부를 세우려 한다. 그러나 또 다른 사회주의 독재국가의 출현을 원하지 않는 주민들의 저항과 국제사회의 여론에 밀려 중국은 결국 유엔 평화유지군에게 자리를 내주고 북한에서 철수한다.

북한의 장래를 북한주민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국민투표가 유엔 감시 하에 실시된다. 개표결과 북한주민 대다수가 중국에 추종하는 또 다른 사회주의 체제보다는 남한과의 통일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 이로써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던 한반도는 마침내 대한민국 주도하에 통일이 된다.

한국은 현재의 휴전선과 비무장지대를 당분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서서히 남북한 국민의 동질화 작업에 착수한다. 남북융합 10개년 계획을 세우고 이 기간 동안 남한과 북한의 소득격차를 현재의 20대 1에서 2대 1 이내로 줄이기 위하여 북한지역에 대대적인 투자사업을 벌이는 한편 낙후된 도로, 항만, 통신,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

헐벗은 북한의 산림을 녹화하기 위하여 거국적인 식수사업을 추진하고 새마을운동을 통하여 60여 년간 공산독재에 세뇌 당한 북한주민들에게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을 불어넣어 준다. 북한 곳곳에 산재해 있는 김일성, 김정일의 동상과 개인숭배 슬로건은 모두 제거된다. 주체사상탑은 철거되고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주석궁은 통일박물관으로 활용한다.

영변과 평양근교의 핵 처리시설은 평화로운 핵 연구시설로 바뀌고 이미 제조된 핵폭탄은 국제원자력기구의 감독 하에 분해하여 폐기처분 한다. 비무장지대는 매설된 지뢰를 모두 제거한 후 그대로 보존하여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로 개발하고 유네스코 사적지로 등록한다.

남북한 주민들은 남과 북을 자유롭게 왕래는 할 수 있으나 10년 동안 거주 이전의 자유는 제한된다. 그러나 남북한 남녀간에 결혼이 성행하여 60여 년간 막혔던 혈연의 물꼬가 트인다.

통일 10년 후, 대한민국은 인구 8000만의 경제, 군사, 산업 대국으로 국제사회에 확고히 자리잡게 된다. 북쪽으로는 중국,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대륙국가로서, 동쪽과 남쪽으로는 일본, 미국, 호주로 통하는 해양국가로서 아시아의 번영과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선진강국이 된다.

경부선 철도는 좁은 한반도를 벗어나 광활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달리고 경부, 호남 고속도로는 만주벌판을 지나 실크로드를 따라 터키 이스탄불까지 연결된다. 인천, 김포, 순안, 김해 공항 등은 중국, 일본, 러시아, 미주, 유럽으로 연결되는 세계 항공교통의 요충지가 된다.

통일 10주년을 기념하여 서울 예술의전당과 평양 동평양 대극장에서는 통일 음악제가 열린다.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공연을 지휘했던 로린 마젤이 특별지휘자로 초청돼 국립교향악단과 평양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하고 감격의 아리랑이 삼천리 강산에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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