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인물열전] 요나단, 피보다 진한 우정을 나눈 왕자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교무처장
이해관계로 얽히고 설킨 현대사회에서 친구란 하나의 상징어에 불과졌다는 생각마저 든다. 관중과 포숙처럼 서로 이해하고 알아주는 관계를 뜻하는 '관포지교(管鮑之交)'와 친구를 위해서라면 목이라도 내놓는다는 '문경지교(刎頸之交)'라는 사자성어 그대로 피보다 진한 우정을 나눈 성서의 인물들이 있다.
다윗과 요나단이 그들이다.
요나단은 이스라엘 초대 왕인 사울의 장남으로 장차 사울의 뒤를 이어 차세대 권력을 이어받을 왕위 계승자였다.
다윗이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숙적이었던 블레셋의 군대장관 골리앗에게 물맷돌을 날려 그를 쓰러뜨린 후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그 이후 이스라엘 여인들이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라며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 한다.
사울의 아들인 요나단은 자신의 아버지보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다윗을 경계하여 그를 제거하려 하기보다는 성령을 통해서 다윗의 마음과 연락되었다. 그렇다 다윗을 향한 요나단의 마음은 일편단심이었다.
아버지 사울이 눈엣가시와 같은 다윗을 제거하려 여러 번 시도하였지만 그때마다 요나단은 아버지의 잘못을 눈물로 간하였고 다윗이 사울의 칼끝을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다윗은 자신을 향한 요나단의 사랑을 다음과 같은 노래로 고백하였다. "내 형 요나단이여 내가 그대를 애통함은 그대는 내게 심히 아름다움이라 그대가 나를 사랑함이 기이하여 여인의 사랑보다 더하였도다." 다윗에 대한 요나단의 사랑은 여인의 사랑에 비할 바 아니었고 자기 생명보다 더한 사랑이었다.
피로 맺어진 골육지정보다 더 끈끈한 사랑이 아니던가?
요나단은 하늘이 내린 예지를 통해 아버지 사울의 시대가 종결될 것을 알고서 다윗이 왕위에 오를 때 자신의 가문을 선대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나아가 그는 "여호와께서 다윗의 대적을 치실지어다"라고 예언하였다.
'혈연'보다도 하늘의 뜻을 따라 기꺼이 이인자가 되고자 한 요나단이었다.
대권을 앞에 놓고서 순천명(順天命)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요나단은 블레셋과 전쟁을 치룬 길보아산 전투에서 아버지 사울과 장렬하게 전사하였다.
인간사 속에서 권력에 눈 먼 이들이 우정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서 적으로 돌변한 일들이 얼마나 많던가!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뜻 위에 세운 진정한 공로자는 피보다 진한 우정과 순천명의 미덕으로 한결같이 다윗을 사랑한 요나단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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