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공부에 나이있나요' 49세에 로스쿨 입학해 56세에 변호사로 새출발

“이민자로서 성공하려면 공부밖에 없다는 생각에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

20대에 미군 취사병으로 입대, 40대에 법대에 합격한 뒤, 50대에 변호사가 된 ‘인간승리’ 한인이 주목받고 있다.

40은 세상의 이익이나 유혹에 흔들리지 않은다는 ‘불혹’의 나이고, 50은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의 나이다. 지천명의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 비로소 본업을 시작한 주인공은 앨러배마주 몽고메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영의 변호사. 지난 2007년 포크너대학 존스 로스쿨(Jones School of Law)을 졸업하고 앨러배마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조 변호사는 서울 태생으로 22세 때인 1974년 부모를 따라 뉴욕으로 이민온 1.5세. 그는 “어른이 다 되어 미국에 건너와 이민생활이 쉽지 않았기에 기왕이면 밑바닥부터 시작해보자는 생각으로 1976년 미 육군에 입대했다”고 밝혔다. 그가 처음에 맡은 일은 취사병. 그러나 열심히 일한 끝에 행정병, 정비병으로 주특기를 계속 쌓아나가며 상사까지 진급했다.

그가 변호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제대한 뒤 몽고메리 공군기지 군무원으로 일하면서 부터였다. 주말마다 주방위군(National Guard)으로 8년을 근무하며 군장학생으로 학사, 석사를 마쳤다. 그는 “공군 학교에서 교육 행정 일을 하는 과정에서 이민자로서 성공하려면 오직 공부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결심으로 주경야독 한 끝에 마침내 지난 2001년 49세의 나이에 로스쿨에 합격했다.

이후 낮에는 군무원으로 일하면서 밤에는 파트타임 법학도로, 주말에는 주방위군으로 출근하는 생활을 계속했다. 조 변호사는 “로스쿨은 학비도 비싸고 힘들기 때문에 1년만 해보자는 생각에 도전했지만 막상 1년을 해보니 법공부가 의외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경야독은 결코 쉽지 않았다.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서 현역 군인으로 재소집됐다. 미 중부군 사령부에서 국제교류업무를 담당하면서 본의아니게 공부를 중단해야 했다. “한때 공부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이대로 물러서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군복에 총을 둘러메고 공부를 계속했다”고 술회했다.

파트타임 로스쿨 5년 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2008년, 그는 56세의 나이에 앨러배마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몽고메리 출신의 유일한 한인 변호사로서 본업 외에도 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등 커뮤니티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 변호사는 “변호사 합격후 미운오리새끼가 백조됐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나이도 없다”며 “언제나 미운오리새끼라는 다짐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공부하는 과정에서 몽고메리 한인회 어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몽고메리 토박이로 이민생활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만큼, 한인들을 위해 힘껏 봉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의: 334-322-8895, yonggregg @ yahoo.com

이종원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