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선거 투표율 '기대 이하'
대부분 공관 직원·가족…전체 평균 18%에도 못미쳐
등록자 689명 가운데 94명 참가해 14% 기록
'홍보 부족 탓' 여권 미소지자 4명 무효 처리
뉴욕총영사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영사관 1층 투표소에서 진행된 모의선거에는 94명이 투표, 13.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총영사관 관할 지역의 이번 모의선거 등록자는 689명(재외선거인 222명, 국외부재자 467명)이다.
◆낮은 투표율=영사관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투표하러 온 94명 가운데 여권을 가져오지 않은 4명이 무효 처리돼 90명만 유효 투표로 처리됐다. 1명은 여권 기간이 말소됐지만, 모의선거인 점을 감안해 투표를 허용했다. 모의선거는 오늘(15일) 하루 더 진행된다. 그러나 첫날 투표 참가자들 상당수가 영사관·유엔대표부 등 재외공관 직원과 가족들이었고, 일요일임에도 일반인 참가자는 그리 많지 않아 최종 투표율이 얼마나 더 높아질지 미지수다.
◆홍보 부족=우려했던 모의선거 홍보 부족 문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투표장을 찾은 일부 영사관 직원들조차 본인 확인에 반드시 필요한 여권을 지참하지 않고 투표소에 왔다가 무효 투표로 처리될 정도였다. 뉴욕한국문화원의 한 관계자는 영사관에 도착한 뒤 여권을 지참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지적 받자 집에 가서 여권을 가져와 투표하기도 했다.
선관위와 영사관은 지난 수개월간 모의선거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정작 투표 당일까지도 관련 정보를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고 투표소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이날 선거를 참관하기 위해 한국에서 온 선관위 김용희 선거실장도 “(여권을 지참하지 않은 것은)홍보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또 일부 투표 참가 예정자들은 평일 집을 비운 관계로 한국 선관위에서 등기우편으로 배달되는 투표용지를 제때 받지 못해 투표에 참가할 수 없었다고 영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한인들, 열띤 반응=이날 투표에 참가한 한인들은 대체적으로 큰 불편은 없었다는 반응이다. 일부는 투표소가 더 많은 곳에 설치되기를 희망했다.
해군 위탁교육생으로 뉴저지 럿거스대에 유학 중인 이상엽(38·뉴브런스윅)씨는 “중남부 뉴저지 또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투표하러 오기에는 너무 먼 것 같다”며 “투표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두 번째로 투표에 참가한 성백원(66·플러싱)씨는 “볼 일도 미루고 투표하러 왔다”면서 “2012년 첫 선거에도 반드시 참여하겠다”고 말해 참정권 행사에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한편 이날 투표소에는 중앙선관위에서 파견된 2명의 책임위원과 영사관 직원들로 구성된 6명의 투표 사무원, 2명의 투표 참관인이 상주했다. 또 선거 시찰단으로 한나라당 안효대·유정현, 민주당 백원우, 미래희망연대 윤상일 의원 등이 참관했다.
이번 모의선거는 전 세계 재외국민 유권자 230만여 명 가운데 1만991명이 투표에 참여할 예정인 가운데 21개국 26개 한국대사관 또는 영사관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안준용·강이종행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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