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술을 배우자 33] 큐레이터, 미술관 작품 전시 '총감독'
특별한 자격증 제도 없지만 미술학·미학 전공자가 유리
이처럼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작품전시를 기획하고 그에 맞는 주제 및 작가를 선택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큐레이터다. 큐레이터는 또 작품 연구를 바탕으로 재해석한 여러가지 정보를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문화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큐레이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인 큐레이터가 많이 배출되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내 세명 뿐인 한국 미술 담당 큐레이터중 한명인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 소속 김현정씨를 통해 큐레이터의 직업 세계를 들여다봤다. 그는 지난해 9월 재개관한 LA카운티 미술관에서 작품전시를 도맡기도 했다.
◇업무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규모에 따라 그 업무 범위가 달라지는데 보통 큐레이터의 업무는 기획과 보존 연구 설치 디자인 작품 구입 등으로 세분화 돼 있다.
큐레이터가 전시를 기획하려면 먼저 작품과 작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 후에도 어떤 특징적인 내용을 부각시켜 어떤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할 지가 관건이다. 즉 미술사 관련 지식을 토대로 역사와 사회 그리고 시대를 보는 눈을 갖고 전시를 기획해야 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정해지고 나면 작품을 선정하고 미술관의 구조나 동선 그리고 예산 등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큐레이터는 작품 전시의 '총감독'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큐레이터가 되려면
큐레이터가 되기 위한 자격증 제도는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단 최소 대학원 석사 학위는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자격요건이다. 전시를 기획하고 유물을 다뤄야 하므로 미술사나 미학 전공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전공이외에 제2외국어 능력이 중요하다. 또 작품을 예리하게 볼 수 있는 안목과 더불어 미래를 내다보는 비전도 있어야 한다. 작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큐레이터의 언어능력이 필수적이다.
대형 미술관에는 단기 혹은 장기 인턴 과정이나 봉사활동의 기회들이 있는데 이러한 기회를 잘 이용하는 것이 큐레이터 채용에 유리하다. 김현정 씨는 "큐레이터란 직업 특성상 연구나 미술관 내 여러 부서와 함께 대형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기 때문에 때로는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동시에 융통성 있는 개인 성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유명하지 않은 신인작가의 작품이라도 진가를 찾아내 일반인들에게 소개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열정과 끈기를 갖고 다양한 작품을 접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우 및 전망
미술관이나 박물관내에서 큐레이터는 가장 중추적인 업무를 맡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큰 미술관이나 박물관에는 많은 큐레이터들이 근무한다. LACMA의 경우 전체 직원 200여명중 큐레이터가 40여명에 이른다. 또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임금을 비롯한 대우가 좋은 편이다. 업무의 범위나 근무기관의 규모에 따라 연봉에 차이가 나는데 평균적으로 4만~9만 달러 사이이다.
김 큐레이터는 "꾸준히 자기 개발을 해야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일들을 하며 매사에 사물을 미적으로 보게 된다는 점에서 큐레이터는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내에서 활동하는 한국 미술 큐레이터는 단 세명. 그 이유로 김현정씨는 미국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과 한국미술사 교육에 따르는 제반 여건 미흡 등을 들었다.
그는 "많은 후배들이 자신과 같은 큐레이터를 꿈꾸며 학위과정을 준비 중에 있다"며 큐레이터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훈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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