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더반 결전' 3가지 변수
1. 잔디 덜 자라 빨리 구르는 공
2. 7만 응원단 대부분 나이지리아 편
3. 처음 치르는 야간 경기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진영 선택권을 얻은 한국은 해를 등지고 전반을 시작했다. 그게 축구의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그 선택이 도리어 화를 불렀다. 눈이 부셔서 경기에 방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영표는 "응달 진 한국 쪽 진영은 잔디가 살짝 얼어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을 앞두고 "잔디 날씨 부부젤라의 소음 등은 우리나 나이지리아나 마찬가지다. 신경 쓰지 않겠다"면서도 경기 하루 전 더반 경기장을 찾아 잔디 상태를 세심하게 확인했다. 나이지리아전에 유념해야 할 경기 외적인 승부 변수 세 가지를 짚어봤다.
◆잔디= 더반 경기장은 잔디가 덜 자라 성글게 나 있다. 대회 조직위는 잔디 보호를 위해 경기 전 훈련 금지령을 내렸다.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하루 전 경기장에 들러 잔디 상태만 확인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열악한 잔디 사정이 누구 편이 될지는 미지수다.
더반에서 열린 네덜란드-일본전을 보면 잔디 상태가 나쁘지만 공이 구르는 속도는 빠른 편이었다. 개인기를 앞세운 나이지리아보다 패싱 플레이를 펼치는 한국이 유리할 수도 있다. 반대로 아프리카의 열악한 상황에 익숙한 나이지리아가 더 잘 적응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응원=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 때 한국은 경기장을 온통 오렌지색으로 물들인 상대팀의 응원 열기에 경기 시작 전부터 기가 죽었다.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다.
더반은 흑인 인구가 많고 치안도 불안해 한국 응원단은 붉은 악마 70여 명에 교민 300~500명 정도 밖에 안 될 것으로 보인다.
7만 명을 수용하는 더반 경기장은 대부분 나이지리아 응원단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부부젤라의 소음과 아프리카 특유의 광적인 응원도 한국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밤 경기= 한국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을 모두 낮 경기로 치렀다. 나이지리아전은 현지시간 오후 8시반에 킥오프하는 야간경기다. 대표팀은 그동안 낮 경기에 맞춰 조절한 바이오리듬을 바꾸고 있다. 대표팀은 경기 당일 오전 9시 아침식사 낮 12시반~오후 1시쯤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4시쯤 국수.스파게티 등을 간식으로 먹고 경기에 출전한다.
이 외에 날씨도 변수다. 남아공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경기 당일 더반은 흐리고 강우 확률 30%로 수중전이 펼쳐질 수도 있다.
더반=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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