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뚫어라' 검은 거미손을…한국, 나이지리아전 '모든 것 걸었다'
골키퍼 에니에아마, 2경기 연속 지고도 동물 감각 MVP 올라
한국은 전날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1-4 패배를 당하면서 1승1패를 기록 22일 열릴 나이지리아와 최종 3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16강행 티켓을 확보할수 있다. 나이지리아에 지면 조별리그 탈락으로 짐을 싸야 하고 비기더라도 골득실을 따져야 하는 등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허정무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결연한 각오를 '파부침주'로 요약했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으로 싸우겠다는 굳은 의지를 비유한 고사성어다.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맞서야 하는 나이지리아에는 공격수와 수비수들 외에도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동물적인 순발력'이라는 표현은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멋진 장면을 보여 주는 선수에게 보내는 칭찬이다. 그런데 나이지리아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빈센트 에니에아마(28)는 '동물적'이 아니라 '동물'이라고 해야 할 정도다.
에니에아마는 조별리그 2경기에서 3실점하며 1승도 지켜내지 못했다. 하지만 두 경기 모두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진 팀의 골키퍼 에니에아마였다.
아르헨티나의 특급스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도 그의 선방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에니에아마는 13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전에서 6개의 선방(세이브)을 기록했다. 그중 메시의 슛이 4개나 됐다.
경기 후 메시는 "첫 경기라 다소 긴장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팀은 좋은 경기를 했다. 다만 나이지리아의 골키퍼가 너무나 잘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하포엘 텔아비브에서 뛰고 있는 그는 이날 활약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이적료는 800만 파운드(약 140억원) 수준이다.
에니에아마는 2009년 이스라엘리그 MVP에 선정됐다. 골키퍼가 MVP에 뽑히는 건 이례적이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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