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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11월

오랫동안 닫혀있던



서랍을 열어보는 것처럼





11월은 묵언의 초록무덤



박하사탕 화한 하늘은



회색 방울로 떠 있다.



첫눈이 내리고



손잡아 주머니에 넣어주던 말



지금은



한 손만 모은 반 절의 기도.



바스락 떠도는 낙엽에



진눈깨비는 두서 없는 사연을 쓰고



외떨어져 혼자 살아도 좋은



이곳에서 딱, 한 달만 살자.


임의숙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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