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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칼럼] 초콜릿의 역사와 아메리카

초콜릿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초콜릿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즐긴다. 하지만, 초콜릿이 고대 아메리카에서 시작되어 온 세상에 퍼진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아메리카의 자랑(?)인 초콜릿의 유래가 궁금하다.

‘초콜릿’이라는 말은 아메리카 원주민 언어의 ‘쇼콜라틀’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지금은 세계 어디서나 초콜릿을 원어 그대로 부른다. 각 언어의 특성에 맞추어 조금씩 발음에서 차이가 있지만, 아메리카 원주민 말에 근접하게 부르고 있다. 심지어 거의 모든 외래어를 자신들 고유의 언어로 바꾸어 번역하기를 좋아하는 중국에서조차 ‘차오커리’(巧克力)라는 한자를 써서 표기한다.

초콜릿이 카카오나무 열매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대강 알고 있다. 그러나 흔히 우리는 ‘코코아’라는 말도 많이 쓴다. 초콜릿, 카카오, 코코아 이 세 가지 용어는 어떻게 서로 다른 것일까? 실제로 과거에는 이 세 가지 용어를 섞어서 혼동하여 말해 왔으며, 지금도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현재는 이 세 가지의 용어에 대한 정의가 대체로 정의되어 있다. 즉, ‘카카오’는 나무를 가리키기도 하고, 카카오나무 열매를 가공해서 만든 반죽 혹은 가루를 말하며, 카카오를 과자로 가공한 것을 ‘초콜릿’이라고 부른다. 한편, ‘코코아’는 카카오에서 지방 성분을 빼고 남은 가루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방 성분을 빼면 물에 잘 풀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코코아를 따뜻한 물에 타 먹는다.

카카오나무의 원산지는 아마존강과 오리노코강 유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카카오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멕시코에 살던 원주민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카카오나무 열매를 가공해서 초콜릿을 음료로 만들어 먹은 역사는 4천 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멕시코 지방에서 기원전 2천 년 경에 이미 초콜릿을 만들어 먹었던 증거가 발견되었다. 주머니처럼 생긴 카카오 열매에는 카카오 콩이 여러 개 들어 있는데, 이 카카오 콩을 발효 시켜 몇 가지 과정을 거쳐 만들면 초콜릿이 된다. 지금의 멕시코 지역에서 초콜릿을 만들어 먹기 시작한 이후에 초콜릿의 이용이 점점 발달하면서 마야 문명에서는 초콜릿을 제사를 지내는 데에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참고로 마야 문명은 기원후 800년 무렵에 멸망했다.

카카오나무가 흔하지 않은 까닭에 마야 문명에서는 초콜릿을 ‘신의 음식’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후 발달한 아스테카 문명에서도 초콜릿을 신의 음식으로 떠받들다시피 했는데, 고원에 위치한 아스텍의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열대 식물인 카카오나무를 직접 재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코코아 열매를 전부 주변의 점령지로부터 수입했다. 카카오 열매가 귀한 물건이었기에 아스테카 문명에서는 카카오 열매를 화폐로 사용하기도 했다. 카카오 콩 백 개면 칠면조 한 마리를 살 수 있었다. 이렇게 초콜릿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는 인기가 높아서 북아메리카, 즉 현재의 미국 남부에도 이미 10세기경에 초콜릿을 먹었던 증거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감자, 고구마, 토마토, 고추 등의 작물과 마찬가지로 카카오 열매 혹은 초콜릿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항로를 발견한 이후에 아메리카 대륙 이외의 다른 대륙으로 전해졌다. 콜롬버스 일행이 제4차 원정(1502~1504)에서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 가지고 감으로써 유럽에 알려졌다. 초콜릿은 원래 맛이 매우 쓰기 때문에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초콜릿 원액에 고추 가루, 옥수숫가루를 섞어서 먹었는데, 유럽에 초콜릿이 전해진 이후에도 다른 물질을 첨가해서 먹는 관습이 생겼다. 때마침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식민지 경영이 활기를 띠자 설탕의 생산량이 급속도로 늘었으므로 쓰디쓴 초콜릿에 우유와 설탕을 섞어 먹기 시작한 것이다. 세월이 가면서 온갖 맛과 첨가제를 넣으면서 초콜릿을 제조하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현재에는 갖가지 초콜릿 제품이 소비자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참고로, 강아지가 먹으면 발작을 일으키게 되며 죽을 수도 있어 강아지에게는 초콜릿 제품이 상당히 위험한 물질이다.

옛날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에서 초콜릿은 높은 신분의 사람들만 먹는 기호품이었다. 하지만, 지금에는 누구나 흔히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높은(?) 신분의 사람들은 오히려 설탕이 많이 들어 있는 초콜릿을 기피한다. 역사의 변천이 만들어내는 아이러니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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