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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이 사랑했던…매력적인 소도시 '샬로츠빌'

'몬티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
천혜의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

인구 4만2000명 가량의 작은 도시인 샬로츠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곳에 위치한 버지니아대학과 이 대학의 설립자이면서 일생의 상당부분을 이곳에서 보냈던 미국 독립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의 이야기를 빼먹을 수 없다.

미국의 3대 대통령이자 레오나르도 다빈치 못지않은 팔방미인이었던 제퍼슨이 남긴 유산은 오늘날까지도 샬로츠빌이 거둬드리는 관광수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그가 1769년부터 40동안이나 공을 들여 완성한 사저 ‘몬티첼로(Monticello)’는 다방면에 걸친 그의 재능을 집대성한 건축물로 개인의 사저로서는 1987년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7~18세기에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유행했던 ‘팔라디오(Palladio)스타일’의 건축양식을 바탕으로 건립한 몬티첼로(이태리어로 ‘작은언덕’이라는 뜻)는 이곳에서 3마일 가량 떨어진 그의 또 다른 명건축물인 버지니아대학의 상징물 ‘로툰다(원형홀)’를 굽어보고 서있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대포알을 이용해 요일을 알려주도록 고안된 그의 발명품과 약6700권의 장서들이 그의 방대한 지식과 번뜩이는 천재성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제퍼슨은 도서구입으로 너무나 많은 돈을 쓴 나머지 세상을 떠날 때 7000달러(요즘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약 200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었다고 한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방에서 방으로 좁게 이어진 통로를 따라 서재와 침실, 응접실과 손님방 등을 구경하다 보면 현대인의 안목으로 보아도 촌스럽지 않은 당대의 인테리어감각에 감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건 다 똑같구나”하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공허해진다.

건물 밖으로 나서면 전면으로 끊임없이 이어진 지평선과 푸른 하늘, 그리고 상쾌한 공기가 생소한 미국 역사공부로 복잡해진 머리를 맑게 해준다. 유난히 날씨가 좋았던 일요일의 몬티첼로는 오전부터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특이하게도 그들 중 흑인은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는데 몬티첼로가 흑인노예들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운영되던 플랜테이션 농장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백인들 틈에서 자녀들과 함께 조상들의 치욕스러웠던 역사를 곱씹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제퍼슨도 인종적인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에 조금은 씁쓸한 마음으로 몬티첼로를 등지고 샬로츠빌 다운타운으로 차를 돌렸다. 수령이 족히 100년은 되어 보이는 가로수들이 늘어선 ‘다운타운 몰’은 이름과 달리 실내쇼핑몰이 아니라 컨벤션센터에서 스케이트링크까지 이어진 보행자전용 대로를 말하는데 길 양편으로 늘어선 커피숍, 서점, 레스토랑과 노천카페 들과 거리의 악사들이 유럽의 소도시 같은 독특한 매력을 전해준다.

이곳에서는 매년 봄 개최되는 ‘버지니아 책 축제’와 여름마다 열리는 ‘Friday After Five’ 음악축제 등 크고 작은 축제와 문화행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좀더 생동감 있고 젊음이 넘치는 분위기를 느끼기 원한다면 이곳에서 차로 불과 10분 거리에 위치한 버지니아대 주변으로 가보자. 햇볕이 좋은 날에는 드넓은 잔디밭에 누워 책을 보다가 낮잠을 한숨 자도 무방하다.

블루리지 산맥(Blue Ridge Mountains)과 인접한 샬로츠빌 주변 도로는 사시사철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천혜의 드라이브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이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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