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인근 산행-54] 아팔래치안 트레일 10번 구간
얼음 아래로 흐르는 냇물 소리…봄 오는 소리 전하 듯 우렁차
메인주에서 시작해 조지아주에서 끝나는 AT는 동부의 14개 주를 관통하며 총 길이는 2178 마일에 달한다. AT를 가장 길게 통과하는 주는 버지니아로 547마일이며, 가장 짧은 주는 웨스트버지니아로 21마일에 불과하다. 뉴욕주 또한 AT가 지나는 주로, 트레일 길이는 각주 평균에 못 미치는 약 90마일이다.
보통 한 개의 구간은 트레일이 통과하는 각 주마다 하루에 마칠 수 있는 거리와 급수상황, 산세 등을 고려해 구간을 설정, 북쪽에서 남쪽으로 각각 번호를 붙여 놓았다.
각 구간은 평균 10마일 거리지만 짧게는 5∼6마일, 길게는 10여마일이다. 뉴욕주는 12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놓았다. 가장 짧은 구간은 5번 구간으로 4.8마일이며, 10번 구간은 13.1마일로 가장 길다.
AT의 특징은 각 구간 마다 셸터를 설치해 종주등반 하이커들이 하루 산행을 마치고 바로 야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다른 AT 산행의 재미는 일방 산행을 해야만 하는 종주등반에 있다. 종주등반을 위해서는 코스 양 끝에 차를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래서 하이커들이 산행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하지만 가끔은 좋은 구간을 선정해 종주등반을 해보면 또 다른 산행의 맛이 있다.
◇ 오르는 길=원래 뉴욕주 10번 트레일의 출발점은 베어마운틴 브리지다. 그러나 겨울에는 일몰이 빨라 구간을 약간 짧게 잡았다. 팰리세이즈파크웨이의 출구 19에서 나와 세븐레이크 드라이브 약 0.7마일 지점 1777 트레일과 AT가 만나는 지점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이 곳에서 10번 트레일이 끝나는 세븐레이크 드라이브 북쪽 티오라티(Tiorati) 서클이 있는 아덴밸리 로드까지는 약 8.9마일이다. 우선 전 대원을 출발지점에 하차시키고 모든 차량을 티오라티 서클 옆 주차장으로 옮겨 주차했다. 그 후 한대의 차량으로 출발지로 다시 돌아와 본대와 합류하여 산행을 시작했다.
날씨가 아주 쾌청해 산행의 기분도 산뜻했다. 베어마운틴 정상을 가로질러 넘어온 AT는 찻길을 건너 둔더버그마운틴을 넘어 내려온 1777 트레일과 십자로 교차한다. AT는 남서 방향으로 약 0.8마일에 500피트의 고도를 올리며 웨스트 마운틴 능선에 올라선다.
출발지에서 여기까지가 처음 만나는 ‘깔딱 오르막’이다. 숨을 몰아쉬며 올라온 후 바라보는 경치는 산행에서 얻을 수 있는 제일 큰 선물이다.
AT는 능선에서 파란색의 팀프 토르네 트레일을 만나 0.8마일 남쪽으로 동행하다가 AT는 우측 남서 방향으로 약 1마일 400피트 고도를 낮추어 내려가면 팰리세이즈 파크웨이를 만난다.
여기부터는 하얀 바탕에 빨간색 점 마크를 한 라마포 둔더버그 트레일과 고슨 마운틴 갈림길까지 함께 간다. 하행 길은 군데군데 잔설도 있고, 잔설 밑으로 빙판도 있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팰리세이즈 파크웨이를 조심스럽게 횡단하면 다시 오르막 길. 서쪽방향으로 똑바로 다시 약 0.8마일에 400피트의 고도를 올리며 약 30분간 정신없이 오르면 블랙마운틴 정상이다. 여기에 서면 멀리 맨해튼의 마천루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정상에서 0.3마일 더 가면 북서 방향으로 실버마인호수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여기서 다시 내리막, 다시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1마일 가면 WM 브라이언 메모리얼 셸터에 도착한다. 셸터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고슨 마운틴을 향해 약 0.5마일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고슨 마운틴 정상으로 오르기 전 라마포 둔더버그 트레일과 갈림 길에서 AT는 오른쪽으로 빠진다.
여기서부터 1마일 남짓 북쪽으로 세븐레이크 드라이브를 건너가는 지점까지 완만한 내리막이다. 하얀 눈 밑 빙판 아래로 흐르는 냇물 소리가 벌써 봄이 오는 소리를 전하는 듯 우렁차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신비한 모습이 느껴진다.
세븐레이크 드라이브를 횡단하면 또다시 오르막길이다. 0.3마일에 300피트의 고도를 올라야 하는데 이번 산행에서 세번째 만나는 막바지 오르막이다. 트레일은 상단부에 올라 남서쪽으로 90도 좌측으로 꺾어 돈다. 약 0.4마일 가면 시야가 터진 전망대가 나타난다.
산행이 종반부로 접어든다. 다시 내리막길을 따라 15분쯤 내려가면 시냇물과 소방도로를 지나고, 다시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이 오르막이 오늘 산행의 끝자락이다.
마지막 전망대에서 약 1마일 가면 먼저 고슨 마운틴 갈림 길에서 헤어졌던 라마포 둔더버그 트레일을 다시 만난다. 여기가 티오라티 서클이 있는 아덴 밸리 로드다. 로드를 따라 좌측으로 0.25마일 내려오면 주차장이다.
◇ 가는 길=조지워싱턴 브리지-팰리세이즈 인터스테이트 파크웨이-Exit.19-세븐레이크드라이브 0.5마일-우측에 주차장. 세븐레이크 드라이브와 아덴 밸리로드 교차로 티오라티 서클 주차장.
글=이경식(뉴욕한미산악회 회원, http://cafe.daum.net/nykralp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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