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그랜드 쿨리 댐
해마다 여름이면 중부 워싱턴주에 있는 그랜드 쿨리 댐을 찾아간다.이 지역에 있는 세계에서 2개밖에 없는 미네랄 호수인 '솝 레이크', 지구 사상 최대 폭포였던 '드라이 폴' 그리고 성경의 노아의 홍수 흔적을 체험하는 기기묘묘한 계곡들과 댐으로 가는 길옆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밴크 레이크, 스팀보트 락의 경치엔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댐을 보면 그 거대한 규모에 놀란다. 11,975,521 yd³ 규모로 북미 최대 콘크리트 구조물, 세계 3대 수력발전소인 이 댐은 높이 550피트로 46층 높이이고 폭이 500 피트, 길이가 1마일이나 된다.
이곳에선 5월부터 9월까지 밤에 환상적인 레이저 쇼가 댐에 펼쳐지는 가하면 방문자센터에는 공사 역사를 설명하는 영화관이 있고 사진, 장비, 터빈과 댐 모델 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특히 준공식 때 참석했던 당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앉았던 휠체어도 있어 눈길을 끈다.
학창시절 미국 공황 때 유명한 뉴딜 정책을 실시한 대통령은 루즈벨트 대통령이라고 배웠는데 그 뉴딜 정책으로 건설한 댐과 루즈벨트 대통령의 흔적이 우리가 살고 있는 워싱턴주에도 있어 감동을 준다.
새삼 그랜드 쿨리 댐이 생각나는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뉴딜 정책이라고 불릴 정도의 대규모 7870억불 경기 부양 법에 서명,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기 때문이다. 이 경기부양은 사회간접자본 건설 프로젝트부터 에너지 개발 투자를 비롯 일반 가정 세금 감면 혜택 등에 사용되는데 35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보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 경기부양안이 낭비성 지출로 가득 차 있고 세금 감면이 너무 적다고 비판했지만 루즈벨트 대통령의 그랜드 쿨리 댐 교훈처럼 이 부양안이 잘 추진되어 현재의 경기침체가 회복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 댐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1933년 경제 공황 타개를 위한 대형 공공사업 프로젝트로 승인 7월 16일 착공되었으며 1942년 완공 까지는 단계별로 추진되었다. 특히 단계 마다 1만2000명 이상의 인부들이 일했고 시간당 평균 85센트, 숙련공은 1불20전을 받았는데 당시에는 매우 많은 임금이었다. 이로 인해 인근 일렉트릭 시티, 콘크리트 타운은 수만명으로 성시를 이뤘다.
댐 건설에 사용된 콘크리트 양도 4 차선 하이웨이 3000마일 정도라니 댐 공사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생산, 운반 등 관련 업체들도 덕을 보는 등 파급 효과를 봤다. 이렇게 볼 때 오바마 경기부양으로 실시되는 도로, 교량 건설 등 사회 간접 자본 건설로 많은 사람들이 고용되어 경기가 활성화 되리라 믿는다.
댐 공사에 10여년이 걸린 것처럼 오바마 경기 부양안이 당장 효과를 나타내지 않아도 우리는 인내해야 한다. 7870억불이란 천문학적인 돈을 차라리 국민들에게 일시불로 나눠주면 당장 월 페이먼트라도 낼 수 있어 좋을지 모르지만 그랜드 쿨리 댐이 완공 후 몇십년 후인 지금까지 예상 못했던 더 많은 다목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진정한 경기 부양책은 일시적 효과가 아니라 장기적이어야 한다.
그랜드 쿨리 댐은 공사로 많은 고용 효과를 보았을 뿐만 아니라 완공 후 24 개 발전기는 최고 6500만 킬로와트 전력을 발전했다. 특히 2차 대전이 시작되자 전력이 많이 필요한 알루미늄 제련, 항공기 제작에 도움을 주었고 나중엔 핸포드의 원자로 시설에 필요한 파워로도 사용되어 미국이 전쟁에 승리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 댐으로 현재 우리들이 전기를 값싸게 사용할 수 있어 산업 개발에도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력뿐만 아니라 1951년부터는 광야 불모지 50만 에이커에 관개시설로 물을 공급해 농작할 수 있는 오아시스로 탈바꿈 시켰으며 수력발전으로 화력 발전의 공해를 줄였고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 사업까지 효과를 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 부양으로 워싱턴주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70억불을 받게 되어 7만5000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 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현재의 경제 침체로 많은 한인들이 파업, 실직, 매상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80년 전 대공황에서 오히려 세계 8대 경이라고 불리는 그랜드 쿨리 댐 같은 위대한 작품이 나온 것처럼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고 인내할 때 앞으로 더 큰 발전과 성공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번 여름 다시 가보고 싶은 그랜드 쿨리 댐에서 희망과 용기를 다시 얻고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 부양안이 잘 실시되어 그랜드 쿨리 댐보다 더 위대한 많은 사업들이 달성되길 바란다.()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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