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곤 아로마골프 티칭프로, 연구원 접고 골프 올인···'별난 프로'
골프가 좋아서 잘 나가던 정보통신부 선임 연구원 생활까지 그만두고 새 인생을 사는 골프광이 있다.LA 한인타운의 아로마골프아카데미에 가면 늘 밝은 얼굴로 골프 교습에 열중인 김우곤(39) 티칭프로를 만날 수 있다. 그가 바로 골프로 제2의 인생을 사는 별난 주인공이다.
김 프로는 본래 컴퓨터 전문가다. 서울 마포고-고려대학 및 고려대 전산대학원을 나왔고 지난 97년부터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 정보보호진흥원에서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인터넷 해킹방지 및 방화벽 구축 등 컴퓨터 시큐리티와 관련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제보안전문가(CISSP)로도 활동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한 탓에 골프는 물론 스킨스쿠버 스키 테니스까지 수준급 실력을 갖췄고 합기도도 2단인 만능 스포츠맨이다.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이었다. 그런 김 프로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은 2002년 우연히 알게 된 최혜영 프로의 범상치 않은 삶을 접하고 부터다.
LPGA 클래스A 티칭프로인 최혜영씨는 연세대 가정대학 아동학과를 나왔고 외국에서 골프 관련 디자인 공부를 하던 중 골프의 매력에 빠져 '내 인생'을 사는 사람이다. 김 프로는 최혜영 프로의 당당하고 자신있는 삶이 너무도 부러웠다.
"이후로 내 인생에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는 게 김 프로의 말이다.
운동광인 김 프로가 골프로 새 인생을 그리게 된 계기였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김 프로는 이듬해 곧바로 보따리를 꾸려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왔다. 캘리포니아주 테미큘라에 있는 PGCC골프대학에서 체계적으로 이론과 실기를 배웠다.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컴퓨터를 전공한 터라 세밀한 부분까지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다. 물론 늦은 공부라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더 치열하게 골프와 씨름했음은 물론이다.
"어떤 일이든 흥미를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김 프로는 자신도 안정된 생활을 물리치고 골프를 빠르게 익힐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골프가 주는 재미가 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프로의 티칭도 바로 거기부터 출발한다. "재미있게 배우는 동안 안정된 스윙을 나도 모르게 체득하게 한다"는 게 김 프로의 교습 철학이다. 그런 탓에 김 프로가 가르치는 방법은 농구공 던지기 전화번호부 휘두르기 등 보통 티칭프로와는 다른 이색적 방법도 눈에 띈다.
"이런 방법을 통해 작은 스윙에서 큰 스윙을 만들게 되고 체중 이동까지 흥미를 갖고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는 게 김 프로의 설명이다. 물론 전직 컴퓨터 전문가답게 비디오 장비도 구입해 배우는 사람이 납득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골프 스윙도 자주 체크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바이러스가 침투하게 된다. 그럴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백신을 주사한다면 빠르고 쉽게 교정할 수 있다"는 김 프로에게선 전직 컴퓨터 전문가다운 냄새가 은연 중 뭍어났다. ▶연락처 (213)500-9473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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