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깨달음의 장'이란 '행복의 문 여는 인생의 참 선물'

법륜스님 이끄는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 '있는 그대로' 보며 세상사 이치 깨달아

깨달음의 장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행복한 삶으로 안내한다는 깨장 홍보 플랫카드를 들고 환히 웃고 있다.

깨달음의 장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행복한 삶으로 안내한다는 깨장 홍보 플랫카드를 들고 환히 웃고 있다.

기자는 2004년 10월 깨달음의 장(이하 줄여서 깨장)에 다녀왔다. 4박5일의 마지막날인 10월10일 그날은 내가 다시 태어난 날이다. 어쩌면 처음 태어난 호적상의 생일 보다 더 중요한 날일지 모르겠다.

돌아와서 남편과 긴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실수를 했다. 4박5일 그곳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시시콜콜 다 말을 해버린 것이다.

무엇 때문에 실랑이를 벌였고 어느 때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을 쏟았고 그래서 마음이 이렇게 편안해졌으니 이제부터는 좋은 마누라 좋은 엄마로 살겠다는 다짐까지 울먹이며 했던 것 같다. 돌아보면 결정적인 실수였다. 결혼해 아이 낳고 4년 넘게 살면서 그때까지도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던 것이다.

그후 남편도 꼭 다녀왔으면 싶어서 내 평생 유일한 소원이라는 말까지 해가며 등을 떠밀었지만 남편은 요지부동. 40여년 살면서 인생의 복병은 만날 만큼 만났고 그런 과정을 통해 마음공부도 할 만큼 하고 있으니 굳이 거기까지 안가도 된다는 대답이었다. 치료가 쉽지 않은 '내 문제는 내가 알아. 내가 다 알아서 할게' 병이었다.

그래서 이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로 했다. 깨장에 다녀온 사람은 구체적으로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하지 않는다. 그냥 꼭 한번 다녀오라고 말한다. 그러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는 말과 함께. 앙꼬 빠진 찐빵 같지만 이 글을 쓰는 기자도 어쩔 수 없다.

깨장엔 부부 형제 자매 등 가족들이 많이 참여한다. 남편이 갔다오면 부인을 보내고 엄마가 갔다오면 딸을 보내고 그래서 언니 형부 조카까지 줄줄이 다녀온 집도 있다. LA에 사는 신중식(회사원)씨는 부인 아들 딸 온가족이 다녀왔다. 사랑하는 이는 물론 힘겹게 살고 있는 누구에게나 줄 수 있는 귀한 선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깨장은 법륜스님이 이끌고 있는 불교수행공동체 정토회에서 199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수련 프로그램이다.

개인적 경험 배운 지식에 의해 만들어진 주관이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사물을 '정말 있는 그대로' 보게 함으로써 세상사 이치를 깨닫게 하는 걸 목표로 한다.

그래서 깨장에 다녀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예전같으면 불같이 화를 냈을 일도 화가 나지 않는다. 화를 내기전에 왜 화가 나는 걸까 그 이유를 찬찬히 살피니까 화를 낼 일이 아니더라. 그래서 과거 화내고 괴로워하며 쓸데없이 낭비했던 에너지를 이제는 이웃과 사회를 아름답게 가꾸는데 쓰고 싶다"고 말한다.

한국에선 434차례가 진행됐고 이곳 LA에선 쿠야마밸리에 있는 정토수련원에서 이번 주말까지 20차 깨장이 열리고 있다.

깨장을 이끌고 있는 LA정토회 이종경 총무는 "나는 누구일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 진리는 무엇일까를 찾아가는 흥미로운 마음의 여행"이라고 소개하면서 "세면도구와 편한 옷 두어벌 챙겨서 쉬러가는 기분으로 오면 된다"고 전했다.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참가비는 300달러다. 내일(1일) 20차를 마치면 오는 11월7~11일 21차가 열린다. 한국에선 거의 매주 열리고 있다.

깨장과 관련해 빼놓으면 안되는 사실 한가지. 세끼 차려주는 밥을 먹는데 세상에 태어나 그렇게 정성어린 밥상을 언제 받아봤을까. 음식 하나하나가 색깔도 예쁘고 맛도 기막히고 만드는 이의 모든 정성과 솜씨가 담겨 있어 밥상을 앞에 놓고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도 있었다.

신복례 기자 [email protected]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