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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토크] '앤서놀로지'(Anthonology)와 '앤서놀라지'

'피판 복귀하면 사인은 여러장 받을 수 있겠다'

앤서니 김(21)이 PGA투어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실력도 좋지만 생각을 그대로 쏟아내는 솔직함이 독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앤서니 김을 취재한 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는 '튀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본지 원용석 기자의 취재 내용을 봐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갔다. 얼마 전 끝난 닛산 오픈에서 그는 성적이 좋았다. 닛산 오픈 4라운드에서 데일리 베스트인 7언더파를 몰아치며 톱10에 진입 "역시 천재 골퍼"라는 칭찬을 들은 그다. 영어권 문화에서 자랐지만 한국어도 잘한다고 한다.

쑥쑥 크고 있는 그에 대해 칭찬만 해도 모자를텐데 기자는 그의 행보를 듣고 보면서 약간의 걱정이 생겼다. 생각을 여과하지 않고 말하는 앤서니는 NBA로 말하자면 '길버톨로지' 길버트 어리너스(워싱턴 위저즈.사진)와 비슷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어리너스는 하고싶은 말은 하고 사는 NBA 스타다. 최근 스카티 피펜의 복귀설이 나돌자 그는 "힘들 걸. 한 번 은퇴한 선수는 복귀해도 이전처럼 잘 할 수 없다. 그런데 피펜이 복귀하면 (내가) 사인은 여러 장 받을 수 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생각나면 공개석상에서도 여과없이 말을 하고 엉뚱한 행동을 해 어리너스의 별명은 '길버톨로지(Gilbertology)'다.

길버트라는 이름과 학문(-logy)을 합한 별명으로 '연구과제인 길버트'라는 의미가 있다. 어리너스는 자신의 이 별명으로 웹사이트를 만들어 '포교(?)' 활동을 하고 있다. 길버톨로지가 특별한 문제 없이 지속되는 이유는 그가 말을 막 하기는 해도 민감한 분야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발언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인종 종교 여성 폄하 동성애 등에 대해 '걸러내지 않고' 말을 하면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사회에서 매장이 될 수도 있다.

앤서니 김의 언행을 살펴볼 때 아직까지는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특히 민감한 사안에 대해 말실수를 할 경우 골프 인생에 치명타가 된다는 것을 앤서니가 기억을 했으면 한다.

1997년 4월 매스터스 대회에서 우즈(당시 21세)가 2위와 12타 차로 챔피언에 오르자 백인 골퍼 퍼지 젤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주최 측이) 내년에는 프라이드 치킨(fried chicken)을 제공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으로 그의 골프 인생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프라이드 치킨은 흑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고정관념화되어 있는데 챔피언(우즈)이 다음 시즌에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음식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젤러는 이 발언 이후 K-마트와의 광고 계약이 즉시 해지돼 금전적인 피해를 봤고 골프 필드에서 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이 밖에도 야구계의 거장 앨 캄파니스는 1987년 4월6일 테드 코펠이 진행하는 '나이트라인'에 출연해 "흑인은 감독이나 단장이 될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는 발언을 해 44년 동안 정들었던 다저스를 떠나야 했다. 100마일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졌던 존 로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무리 투수)는 1999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이 정말 싫다. 이곳에는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너무 많다. 타임스 스퀘어에 가보면 영어는 들을 수 없다. 한국인 베트남인 인도인 러시아인 히스패닉들이 자기네 나라말을 한다. 어떻게 그 사람들이 이 나라에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후 엄청난 비난 속에 야구계에서 단명하고 말았다. 또 NBA 스타였던 팀 하더웨이는 "나는 동성애 선수가 싫다"고 말해 요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앤서니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발언을 피한다면 긍정적인 '앤서놀로지(Anthonology)'가 될 수 있지만 만약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말을 한다면 부정적인 '앤서놀라지'가 될 수도 있다. 즉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앤서니의 답변(anwer)에 사람들이 매우 놀랄 수 있다는 뜻이다. 놀람의 결과는 이야기하지 않아도 모두 짐작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박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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