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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블러드 다이아몬드

최인화 (영화칼럼니스트)

당신의 다이아도 피 묻은 다이아인지 모른다

그 찬란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다이아몬드 뒤에 이런 불행한 사연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려는지…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은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의 산지국이다.
1990년대에 이 나라에선 다이아몬드 광산을 놓고 정부군과 반군인 혁명연합전선(RUF) 사이에 끊임없는 동족 상잔의 투쟁이 있어 왔다.
이 와중에 무수한 국민들이 목숨을 잃거나 광산에서 노동 착취를 당했다.
다이아몬드라는 귀중한 자원이 오히려 그곳을 비극의 땅으로 만들고 있는 꼴이다.
특히 반군 측에서 무기를 구하기 위해 불법 유통망을 통해 거래하는 다이아몬드를 서방의 NGO(비정부기구)들이 ‘블러드 다이아몬드’라고 지칭하며 대중의 경계를 환기했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는 1999년 시에라리온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반군의 습격을 받아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자신은 반군의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끌려온 어부 출신 솔로몬 밴디 (자이몬 훈수 분)는 귀하기로 소문난 핑크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고 몰래 숨겨 둔다.
언젠가 이걸 이용해 가족들을 찾겠다는 생각에서다.
짐바브웨 용병 출신인 다이아몬드 밀매업자 대니 아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형무소에서 솔로몬이 핑크 다이아몬드를 숨겨뒀다는 얘기를 듣고 그걸 찾아내 지긋지긋한 아프리카 대륙을 벗어나겠다는 결심을 한다.
한편 불법 다이아몬드 거래의 실상을 파헤치겠다는 사명감에 불타는 미국인 기자 매디 보웬 (제니퍼 코넬리 분)이 이들과 연결되면서 세 사람은 서로를 이용해 자기의 목적을 이루고자 한다.

영화는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아프리카의 비극적인 현실을 고발하고, 서방의 대형 다이아몬드 회사인 ‘반 데 캅’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회사인 ‘드 비어’를 상정한 것일 듯)의 유통 행태를 은근히 폭로하고 있다.
아울러 다이아몬드 애호가들의 경각심도 자극하고 있다.

영화의 메시지가 강렬하고 정치적 색채가 짙지만 액션영화처럼 포장돼 있어서 보는 데 지루함은 없다.
전쟁영화로 분류해도 좋을 만큼 총격, 폭격, 폭발 장면도 자주 나온다.

그러나 영화의 현실감을 떨어뜨리는 부분이 몇 군데 눈에 띈다.

늘 강렬한 비트의 랩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반군 게릴라 집단이 마치 악마, 살인귀들처럼 묘사돼 있다.
그들이 극심한 공포와 환각 상태에서 훈련시킨 소년병들의 양민 학살 장면은 악몽 같다.
참상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였겠지만 지나치게 과장됐다.

대니와 매디의 로맨스는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다.
물론 그들 사이에 사랑이 싹틀 수도 있겠지만 140분 가까이 되는 긴 영화 속에 교감의 과정이 거의 그려지지 않은 가운데 행복 운운하는 대화는 너무 건너 뛰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영화 후반으로 가면서 대니가 점점 영웅다운 행동을 하는 것도 성격의 일관성을 잃게 한다.

그 동안 유명세에 비해 안티 팬도 많고 연기 폭에 대한 의심을 받아오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이 영화를 통해 비로소 진정한 연기자로 인정받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골든 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에도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랐다.
(골든 글로브에서는 <디파티드> 로도 주연남우상 후보에 올라 동시에 두 영화로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
그리고 아프리카 출신인 자이몬 훈수는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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