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살 버릇 여든 간다’와 영문 속담
김경년
그런데 광고 내용을 훑어 보던 나는 작은 글씨로 맨 위에 쓰인 영문 “Bad Habits are Hard to Brack’‘세살 버릇 여든 간다’그리고 ‘Old Habits are Die Hard’라는 속담 구절에 눈이 머물렀다.
늘 신문에 나오는 영어에 대하여 많은 관찰을 해온 나는 마침내 “아! 이제는, 더 이상 잠자코 있지 말고 우리의 영어 생활에 대하여 말을 해야겠구나!”하고 혼자 중얼 거렸다.
오래 전부터 나는 우리의 영어 생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다. 1974년부터 약 6년간 상항 한인센터에서 한인들을 상대로 영어를 교수한 일이 있는데, 그때부터 영어 교육과 영어 생활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 나의 직책과 임무는 한국어 교육이고, 그 일에만 전념을 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영어 문제에까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형편이 못 되었다. 그러나 그간 내가 보고 관찰해 온 우리 영어 생활의 문제점들은 다만 몇 가지 만이라로 지적하여 개선된다면 많은 효과를 거둘 것 같은 단순한 마음에서 이 글을 시작해 본다.
본론으로 들어가 한국 속담 ‘세살 버릇 여든 간다’에 상응하는 영문 속담으로는 위의 두 속담이 별로 틀림이 없다 할 것이다. ‘Bad habits are hard to break’는 ‘나쁜 습관은 깨뜨리기 어렵다’ 의 내용이다. 그런데 여기의 break가 광고문에는 brack 라는 사전에도 없는 스펠링으로 되어 있다.(참고로 보통 우리가 말하는 자동차의 브레이크는 ‘brakes’로 복수로 쓴다. 브레이크의 작동페달은 ‘brake pedal’이라고 한다.)
두번째 문장에서는 are과 die hard 라는 두 동사가 동시에 쓰여 있는데 그것은 문법에 어긋나는 것이다.
‘Old habits die hard’는 ‘오래된 습관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라는 뜻에 해당한다. 두번째 문장에서 Old habits are die hard 라고 하면 are 이라는 be 동사와 die 라는 동사가 나란히 있어 문법상 틀린 문장이 된다.
소위 Broken English 가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세살 버릇 여든 간다’라는 속담은 영어로 표현하자면 ‘Bad habits are hard to break’또는 ‘Old habits die hard’라고 해야 옳다.
외국어도 다른 어느 학문과 마찬가지로 조금을 배우더라도 정확하게 배워야 쓸모 있는 지식이 된다. 왜냐하면 그것이 곧 우리가 말하는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구구단을 정확히 모르고 수학 문제를 풀 수 있겠는가를.
2 곱하기 3은 7, 또는 3 곱하기 3은 8로 알고 있다면 이건 정말 큰 문제일 것이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우리말에서도 ‘어’해서 다르고 ‘아’해서 다르다고 하지 않는가? 영어도 다르지 않다. 단어 하나, 구절 하나, 문장 하나를 배우더라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신문, 텔레비전, 라디오 등의 언론 매체들은 막강한 교육적 영향력을 행사 한다. 광고문에서 까지도 독자들에게 정확하고 올바른 언어의 사용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Old habits die hard’‘Bad habits are hard to break’
오늘부터 새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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