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군기자 리 밀러 사진전
미국의 여류 사진작가 리 밀러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한세기를 풍미했던 예술가다.매력적인 외모의 모델에서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의 뮤즈로, 전쟁의 잔인한 현실을 담아내는 종군 사진기자로 드라마틱한 일생을 보낸 리 밀러는 시대의 흐름을 이끌어나간 인물이다.
게티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초현실주의자의 뮤즈: 리 밀러, 롤랜드 펜로즈와 맨 레이(Surrealist Muse:Lee Miller, Roland Penrose, and Man Ray)’는 초현실주의가 세계 예술계의 주요 화두가 됐던 한 시대를 리 밀러의 사진작품으로 조망해보는 전시다.
1920년대부터 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대 중반까지 리 밀러의 작품들로 꾸며지는 이번 전시에는 특히 밀러의 예술적인 동지였던 초현실주의 예술가 롤랜드 펜로즈와 맨 레이의 작품들이 함께 소개된다.
19살때 모델 활동을 시작하며 사진과 처음 인연을 맺은 밀러는 1929년 파리로 건너가 유명 사진작가인 맨 레이를 만나게된다. 그의 어시스턴트로 사진작업을 시작한 밀러는 그의 뮤즈이자 연인이며 예술적인 동반자로 초현실주의 아티스트들과 활발한 교류를 맺는다.
초현실주의 사진 작업으로 잘 알려진 맨 레이는 빛에 의해 변화하는 대상의 모습들을 포착하는 작품들을 발표했으며 사진작가로서 밀러의 예술이 싹트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30년대초 뉴욕에서 자신의 스튜디오를 연 밀러는 인물사진과 광고 사진작업을 해오던 중 이집트인 사업가와 결혼하면서 카이로로 건너가 실험성 강한 사진 작업들에 몰두한다.
카이로와 파리를 오가며 활동하던 밀러는 화가 롤랜드 펜로즈를 만나면서 도발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의 초현실주의적인 사진 작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밀러는 미군 소속 종군 기자로 활동을 시작한다. 유일한 여성 종군사진기자로 전장을 누비던 밀러는 전쟁을 전하는 다큐멘터리적인 성격이 강하면서도 초현실주의적인 이데올로기가 바탕에 깔린 사진들을 남겼다.
특히 독일 패망이 가까워오던 시기 독일 라이프찌히에서 찍은 밀러의 사진들 가운데 나치 간부 일가족의 자살 모습을 담은 작품은 밀러가 사진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밀러와 레이, 펜로즈의 흑백 사진들과 회화 작품들로 꾸며지는 이번 전시는 화려한 예술 생애를 보낸 여류 사진작가 밀러의 일생을 통해 현대미술의 한 맥을 이룬 초현실주의와 20세기 초반의 사진 예술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6월15일까지 계속되며 관람시간은 화요일∼목요일,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금,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게티 센터의 주소는 1200 Getty Center Dr.Suite 400.,LA며 문의 (310)440-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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